[도심 르네상스 프로젝트]문화·예술발전소를 만들어 나가는 헬싱키·목포의 유휴공간 재생프로젝트Ⅰ
Part 1. 문화, 예술 발전소를 만들어 나가는 헬싱키의 유휴공간 재생프로젝트
1. 헬싱키의 도시 경쟁력과 문화 예술 정책
인구 5.5명의 유럽 변방의 작은 도시 헬싱키가 유럽 내 다른 대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2004년, 2006년 유럽경쟁력 지표 조사[European Competitiveness Index]에서 헬싱키가 위치한 핀란드의 남부지역 Uusima는 각각 1위, 2위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헬싱키의 중요한 자산으로 창조 및 지식 기반의 산업을 꼽고 있다. 위의 지표조사에서 보여주고 있듯이, 창조 및 지식 기반의 원동력이 할 수 있는 과학기술 및 문화 예술산업은 헬싱키 도시의 비전을 그려 나가고 있다.
사회복지국가의 틀을 갖추고 있는 핀란드에서 예술, 문화산업의 가장 큰 재정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정부와 지방 자체단체이다. 핀란드의 문화정책의 기본 틀은 지방 자치단체는 대중들을 위한 공공 문화서비스를 중점적으로 담당하고 있으며 정부는 전문 예술인, 단체 및 협회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러시아 황제 짜르에 의해 핀란드의 수도가 1812년에 뚜르꾸에서 헬싱키로 옮겨진 후 헬싱키는 핀란드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동시에 문화, 예술의 중심이 되는 도시로 성장하였다. 2000년 헬싱키 탄생 450주년과 유럽의 문화도시[Europe’s Cultural Capital]로 선정은 헬싱키의 문화예술 분야를 보다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이 후 꾸준히 문화, 예술활동을 위한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 2007년, 헬싱키 시의 예산 3% 정도 되는 10만 유로를 초과한 금액이 예술과 문화부문에 사용 되었으며 문화예술 부문은 고용에 있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화 예술부분에 고용된 시의 소속 직원은 대략 1,000명 정도로 추산이 되며 전체 직원의 3%에 해당이 되는 규모이다. 2001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헬싱키 전체 고용의 8.5%가 문화, 예술에서 창출되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헬싱키 시의 성장동력인 셈이다.
헬싱키에는 다양한 형태로 시가 관여를 하고 있는 문화 공간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로 시에서 직접 운영, 관리를 하는 문화센터이다. 현재 헬싱키 내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8개의 문화센터가 있으며 공연장, 갤러리, 도서관, 예술교육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시에 직속으로 소속이 되어 있는 문화센터는 각 지역에 고르게 분배되어 있으며 예술, 문화 지원이 균형적으로 구석구석 모든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시나 공연, 예술강좌 등의 프로그램은 예술학교, 협회, 단체 등과 협력하여 기획하고 있으며 많은 프로그램들이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되고 있어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각각의 문화센터 마다 현대무용, 음악, 영화 등으로 특화된 도서관과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다음으로는 헬싱키 시가 투자를 하여 운영하는 독립된 문화공간이 있다. 이러한 문화공간은 별도의 법인 형태로 존재를 하는데 시에서 소유한 건물을 문화 예술공간으로 바꾸고 이후 시에서 자체적으로 설립한 법인회사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건물을 관리[임대 및 유지, 보수]하는 등 예술 문화 센터를 독립적으로 운영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주요 소득원은 임대수입을 통해 얻어지는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가격은 건물을 유지, 관리 할 수 있는 정도로 시장 가격보다 낮게 책정이 되어 있다. 뒤에서 언급될 KAAPELI 나 SUVILAHTI 와 같은 곳이 이런 경우에 해당이 된다. 마지막으로 시와 사기업이 공동투자를 하여 운영이 되는 형태가 있는데 Korjaamo Culture Factory 가 이 예라 할 수 있다.
2. 유휴공간은 문화, 예술에 영감의 원천
후기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로 도래하며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에 하나는 도시의 번영을 가져다 주었던, 산업화 시대의 공장들 이였다. 도심 내 혹은 가까운 근교에 위치하였던 공장들은 도시의 개발 정책에 따라 부지를 이전하여야 했고 생산, 가동 중단으로 폐쇄된 공장들에 대한 새로운 용도 또는 공장 건물의 철거 여부도 종종 뜨거운 정책적 이슈가 되었다. 그러한 문제는 헬싱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렇게 사용처가 모호해진 도심의 유휴공간을 문화, 예술의 장으로 성공적으로 변화시키며 도시의 성장 동력원에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럼 헬싱키 도시공간의 유휴공간을 어떻게 탈바꿈 시키고 있는지 세 곳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노키아의 전선 공장에서 아티스트들의 터전이 된 KAAPELI
헬싱키 메스로 노선의 첫 역인 루오호라흐띠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는 한때 노키아 전선의 제조 공장 이였고 이제는 아티스트들의 작업장 및 복합 문화 공간이 된 KAAPELI 가 위치해 있다.

KAAPELI 전경
‘까펠리’라[핀란드어로 전선]라 불리는 이 곳의 탄생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핀란드에서 가장 큰 면적을 지닌 빌딩이기도 한 이 공장은 세계2차 대전 후 러시아에게 많은 보상금을 지급해야 했던 핀란드가 채무를 전선으로 납품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동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핀란드의 전선 산업과 경기발전에 부흥을 가져다 주었다. 1960년 전선공장은 콘센서, 알루미늄 프로파일,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신규사업을 펼치고 1967년에 산림 산업을 운영하고 있던 노키아와 합병을 하게 된다. 1960년, 헬싱키 시는 루오호라흐띠에 새로운 주거단지 개발계획을 내 놓았고 노키아 까펠리[Nokia Kaapeli]는 공장시설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어 임시적으로 이전장소에 임대를 주기 시작했다. 많은 예술가들과 소규모 관련 산업들이 저렴하고, 조용한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1987년 헬싱키 시와 노키아는 노키아 까펠리를 헬싱키 소유권으로 이전하데 동의하고 공장을 분리하여 학교, 호텔, 박물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제안서를 만들었다. 이에 대응하여, 까펠리의 입주자들은 프로 까펠리[Pro Kaapeli]라는 협회를 발족하였다. 입주자들은 자신들이 가꾸어 놓은 터전을 지키고, 빌딩을 보전하는 동시에 보다 효과적인 문화 예술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들의 노력은 언론을 통하여 큰 이슈가 되었고 오랜 논의 끝에 헬싱키는 건물과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보존하기로 하기도 결정하였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까펠리는 전선공장에서 예술, 문화를 만들어 내는 발전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 3곳의 박물관과 9곳의 갤러리, 댄스공연장, 운동시설, 예술학교[유아들을 위한 건축학교], 250명 남짓 되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리허설 스튜디오, 방송국 그리고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으며 이 곳 작업실의 99%가 임대가 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이 되고 있다.

Daniel Palillo fashion show, KAAPELI

섬유 디자이너 작업실_ KAAPELI
2) 전력 발전소에서 문화 예술센터로 탈바꿈 되고 있는 SUVILAHTI

Suvilahti 전력 발전소 100주년 기념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100M Graffiti
수빌라흐띠는 수빌라흐띠 지역에 전력발전소를 문화, 예술 공간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아직은 미완성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이다. 까펠리의 운영의 노하우가 그 기반이 되었고 2개의 가스 저장고와 9개의 공장건물 중 일부가 리노베이션 되었으며 작업실, 아뜰리에, 공연장을 위한 관리 설비 등이 2010년에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이곳의 모태가 되는 전력 공장은 1909년에 가동을 시작한 5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확장되었고 1976년에 운영이 중단되었다. 1980년 대 초반에는 내부의 리노베이션으로 창고와 헬싱키 전력 직원들의 운동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이후 극단과 영화사, 사진 스튜디오 등이 임대를 하면서 문화공간으로 변모되기 시작했다. 까펠리가 거주 예술가들의 자생적인 노력이 불씨가 되어 만들어졌던 공간 이였다면, 수빌라흐띠는 만성적으로 부족한 예술가들의 작업공간과 예술, 문화센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에서 적극적으로 비전을 세워 추진을 해나간 경우이다. 까펠리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내부 설비[냉난방, 환기, 자동화시스템]와 토지 정화작업은 헬싱키 시에서 부담을 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까펠리를 운영하고 있는 법인의 소유권으로 이전되어 임대를 위한 내, 외부 인테리어 공사를 맡아 관리하고 있다. 한편, 이곳이 위치하여 있는 깔라사따마 지역은 화물 선착장을 헬싱키 북쪽의 외곽으로 이전하며 새로운 주거 오피스 지구로 개발 중인데, 수빌라흐띠는 주변지역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에 문화 예술 촉매제의 역할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매년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FLOW FESTIVAL이라는 2박 3일의 음악 축제는 수빌라흐띠에 이제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며 도시 축제의 한 획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3) 전차 저장고에서 문화센터로 변신한 Korjaamo Culture Factory

Korjaamo Culture Factory 내 전차 박물관
꼬르야모 컬처팩토리는 19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차 저장고를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킨 곳으로 핀란드에서 가장 큰 문화 예술 이벤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은 시에서 출자한 기업이 아닌 독립 기업 꼬르야모가 운영을 하고 있었으며 전시나 공연의 무대설치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덕션 전문가들과 전시기획 큐레이터 등이 고용되어 있다. 꼬르야모는 2008년 헬싱키의 명실상부한 문화 이벤트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헬싱키 시와 헬싱키 시립 박물관과 파트너 쉽을 가지며 공간을 리노베이션 하였으며 현재까지도 헬싱키의 도시의 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요소인 전차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차 박물관도 이곳에 새롭게 단장되었다. 갤러리, 전시실, 공연장, 카페, 바, 음악 및 필름 전문 서점, 소규모 사업을 위한 오피스 등이 위치해 있으며 프로그램은 공연, 연극, 비주얼 아트, 미디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꼬르야모 컬처팩토리는 유럽에 독립문화 센터들의 네트워크인 Trans Europe Halles의 멤버이기도 하다. Trans Europe Halles는 상호, 다문화 문화 교류 프로젝트를 코디네이트 하는 비영리 기관인데 이곳에 속해있는 대부분의 문화센터가 오래된 산업, 공장 빌딩들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형식과 전통에 물음을 던지며 주로 언더그라운드, 비주류 문화를 지원하는 등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참고문헌 [핀란드 헬싱키]
-Jan Verwijnen and Panu Lehtovuori[1999], Creative cities, University of Art and Design Helsinki
-Robert Huggins and Will Daview[2006], European Competitiveness Index 2006_2007, Robert Huggins Associates Ltd.
-Review of Arts and Culture in Helsinki 2008:30, Publication by City of Helsinki Urban facts
-Arts and Culture in Helsinki 2005:6, Publication by City of Helsinki Urban Facts
-http://www.kaapelitehdas.fi/
-http://www.suvilahti.fi/
-http://www.korjaamo.fi/
*김유선(코펜하겐 특파원) ㅣyousun.green@gmail.com
* 본 글은 희망제작소와 월간도시문제와 함께하는 「세계환경도시 기획」의 일환으로 월간도시문제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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