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르네상스]영국의 에코타운 프로젝트
영국의 에코타운 (Eco-Town) 프로젝트
도시와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 소기업은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서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을까? 영국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보면 주민들이 가정에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는 영국 전체의 27%, 자가용,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28%에 해당한다 [1]. 즉, 주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거주, 생활하느냐에 따라 영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50%가 좌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 지역주민의 주거, 생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방식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BedZED』는 총 100가구가 거주하는 주거단지로 개발 당시부터 온실가스 최소 배출, 지속 가능한 생활 (Sustainable living) 등을 목적으로 민간기업(BioRegional Development group)에 의해 시범적으로 개발된 소규모eco-village이다 [2]. 『Transition towns』라 하여 오래 전부터 생활 패턴이 정형화되어 있는 지역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 (전 세계 174개 지역이 공식적으로 추진 중)도 있다 [3]. 반면, 이 글에서 소개하게 될 『Eco-town』 프로젝트는 영국 정부차원에서 직접 추진하는 것으로 기존의 도시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한 생활이 가능한 도시, 저탄소 마을을 시범적으로 추진하여 향후 신규 지역개발, 재개발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추진하는 것이다 [4].
이 글에서는 영국 에코타운 프로젝트의 개념, 에코타운의 기준, 한국의 저탄소 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시사점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특히, 에코타운의 기준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하여 미래의 도시 개발의 진행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 1. 에코타운 프로젝트 개념
에코타운은 최고수준의 지속가능한 생활을 달성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려는 2가지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 생활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의 자체 생산과 폐기물 재활용 등을 통해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도시로 개발, 운영되어야 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을 30% 수준으로 유지하게 된다. [5].
2007년 영국의 지역사회부 (The Department of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가 발표한 에코타운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영국에 10개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유형의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프로젝트이다.
2008년에 50개 이상의 지자체가 영국 정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고, 현재 12개 지역의 사업제안서가 선정되어 향후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5]. 또한, 에코타운의 설계기준이 2009년 4월 의견수렴 과정을 마친 상태이다.
<출처 : http://ecotownsyoursay.direct.gov.uk/>
- 2. 에코타운 설계 기준
영국 정부가 제시한 에코타운은 인구 5천-1.5만명 규모의 신도시로서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발전이 가능해야 하며, 주민들이 좀 더 쉽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영국 일반가정 평균 발생량의 70% 절감) 설계, 운영되어야 한다. 또한, 주민들의 건강과 웰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친자연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아래의 기준은 에코타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영국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의 추진계획서 일부 내용을 인용하여 재정리하였다 [4].
① 에코타운의 에너지 흐름은 Zero carbon
Zero carbon이란 개발된 에코타운의 모든 빌딩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주택 및 상업, 공공 빌딩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교통수단에 의한 것은 제외)가 zero 또는 그 이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계산할 때는 에코타운에 전기를 공급하는지역 발전소와 에코타운 외부의 중앙공급식 대규모 발전소에 의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공급은 최대한 신재생에너지로 이루어져야 하며, 각 빌딩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해야 하고, 초과 생산되는 에너지를 다른 지역으로 판매해야 가능하다.
<출처 : http://ecotownsyoursay.direct.gov.uk/>
② 기후변화의 악영향에 대한 적응
에코타운의 개발은 영국 Climate change impacts programme이 제공하는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이용하여 기후변화가 자연환경, 거주환경 등에 미칠 수 있는 각종 영향에 대한 대응 방안을 포함해야만 한다. 영향의 종류에는 폭염, 홍수, 물 부족, 생물종의 변화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에 어떻게 적응할지 디자인하여 개발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③ 지속가능한 가정 생활
주택 설계, 건축시에는 최소한 “지속가능한 주택 (Sustainable Home) Level4 기준[1]”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한 2016년까지 강화될 예정인 건축물 기준을 준수할 정도로 에너지효율이 높아야 하며,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또는 활용 등을 통해 현재 일반 가정 온실가스 배출량의 70%를 감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최소한 총 주택의 30%가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 (affordable house)으로 지어져야 한다.
④ 직업의 환경적 측면과 고용의 안정성을 고려
고용, 직업과 같은 경제적 요소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직업이 제공되어 최소 1가구당 1인 이상이 고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⑤ 온실가스 배출과 안전을 고려한 교통 시스템
에코타운의 교통 시스템은 주민들의 이동 욕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저탄소 사회라는 목표에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주민들에게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이 최적의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하여 자가용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각 주택은 대중교통 시설, 주민 서비스 시설로부터 도보로 10분 이내에 위치하고, 시내 중심가의 각종 상업 서비스 시설도 자가용 이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 또는 인프라를 고려해야 한다.
이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에코타운 도시계획은 에코타운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동수요의 50% 이상이 자가용 없이도 가능하도록 하고, 교통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중장기적 변동치를 계속 모니터링하여 도시계획에 피드백할 수 있는 교통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⑥ 수준높은 지역사회 공공서비스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는 주민의 웰빙, 여가, 건강에 필요한 시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레져, 건강, 사회보장, 교육, 쇼핑, 문화, 도서관, 스포츠, 봉사 활동 등을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⑦ 충분한 그린 인프라 제공
에코타운 전체 면적의 40%는 녹지로 할당해야 하며 그 중 1/2는 주민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녹지도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숲, 습지, 도심 광장이 잘 어우러져 있어야 하며, 주민의 레져 활동이 가능하도록 안전해야 하고, 도심 냉방효과, 홍수 방지 효과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⑧ 훼손되지 않는 생물다양성
생물다양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로서 국제적으로 정해진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지역이거나 과학적으로 특별한 관심이 있는 지역, 생물다양성의 실질적인 감소가 발생할 경우는 애초부터 에코타운으로 개발 허가가 나지 않는다. 또한, 에코타운 개발 계획에는 지역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훼손지역 복원, 대체 서식지 마련 등 지역생태계 관리 방안이 이에 해당된다.
⑨ 지속가능한 수량, 수질 관리
에코타운은 개발 전과정, 개발 후에도 물 이용의 효율성, 수질의 향상 등을 고려해야 한다. 즉, 에코타운 개발계획에는 물 순환이용 전략 (Water cycle strategy)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 전략은 에코타운에 의한 향후 물수요 증가, 지역 상수도 관리 계획 만족 여부, 지표수 범람 방지 등 물 순환과정에서 거치는 각 단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지역 도시계획 담당부서, 환경성 (Environment Agency), 상하수도 사업자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⑩ 홍수 방지
에코타운의 위치, 건설은 홍수를 방지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지역에 홍수 위험을 증가시켜서도 안 된다. 주거시설, 상업시설 등은 홍수위험이 가장 낮은 Flood Zone 1에 위치해야 하고, 여가를 위한 녹지는 중간 위험수준인 Flood Zone 2 등도 가능하다. 그러나, 위험도가 가장 높은 Flood Zone 3는 에코타운과 관련된 개발용지로 사용할 수 없고, 불가피한 경우 충분한 홍수 방제 시설이 설치된 경우 한하여 입지가 가능하다.
⑪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에코타운은 모든 폐기물, 자원이 지속가능하게 관리되어야 하는데, 우선, 폐기물 재활용, 매립 최소화 등의 목표치를 2020년 국가 목표수준으로 설정하고 관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폐기물 분리수거가 가능하도록 폐기물 저장 시설을 설치, 운영해야 하며, 일반 생활쓰레기는 에코타운의 열병합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건설폐기물이 매립장으로 가지 않고 최대한 재활용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출처 : http://ecotownsyoursay.direct.gov.uk/>
이상과 같이 영국에서 추진하는 에코타운 설계 기준은 온실가스, 폐기물, 물, 생물다양성 등 환경적 측면, 직업 창출, 지역서비스, 취약계층 주택공급과 같은 사회 경제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Zero carbon 에너지 공급, 가정과 직장의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교통시설의 저탄소화 등 『온실가스 감축 전략』과 홍수, 폭염, 물부족 등 『기후변화의 악영향에 대한 적응 전략』도 동시에 고려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5. 그 외 중요한 고려사항
하나의 도시, 지역사회가 건설되어 운영되기 위해서는 주택, 빌딩을 짓고, 도로, 철도를 놓는 것보다 이 지역에 새로 들어온 주민들이 에코타운의 기준에 맞추어 살 수 있는지, 생활의 불편함으로 떠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거주할 만한 여건이 되는지 등이 중장기적으로는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영국 정부는 에코타운 개발 사업자에게 transition, community/governance 계획을 요구한다[4]. Transition 계획은 에코타운 건설 후 정상적으로 운영되기까지의 과정에서 필요한 계획으로 개발자는 에코타운의 주변지역, 살기 좋다고 알려진 지역 등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서로 어울려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는지에 대해 다양한 조사를 해야 한다. 또한 주민의 생활방식이 친환경적, 저탄소 생활이 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보제공, 교육, 인센티브 등을 마련해야 한다.
Community/governance 계획은 에코타운이 어떻게 하면 당초 계획과 같이 지속적으로 에코타운으로 유지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계획으로 설계기준이 유지되는지, 온실가스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모니터링하여 에코타운 운영 행정기관에 제안하고 감시할 수 있는 governance 체계 (모니터링 기준, 조직, 감시 방법 등)를 만들어야 한다. [4].
6. 결 론
2008년 9월 한국 정부가 발표한 『기후변화대응 종합기본계획』에 의하면 2009년부터 국토, 도시계획시 온실가스 감축형 도시계획, 설계 기법을 도입할 계획이며, 저탄소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다양한 시범사업 (U-Eco city, Eco-city,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사업, 농산촌 탄소순환 시범마을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7]. 한국에서도 도시계획 단계부터 온실가스 발생을 고려하고, 영국의 에코타운과 같은 다양한 시범사업이 예정되어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위의 각종 정책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서 영국의 에코타운 프로젝트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의 정책추진 관행으로 판단해본다면 위 프로젝트가 하드웨어의 과감한 투자에 맞추어진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즉, 최첨단 IT 시스템과 접목한 U-Eco city, 경제, 사회, 문화를 고려한다는 Eco-city 등이 10여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저탄소 도시로 운영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대도시로 출퇴근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 소프트웨어적 문제에 대한 대책은 가지고 있는 것인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주거민의 행동 변화(도보, 자전거 이용, 가정 에너지 절약 등)를 끊임없이 유도하고, 다양한 직업과 직장 및 공공서비스가 존재하여 사회,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하도록 하며, 온실가스 감축 정도를 계속 모니터링하여 도시 행정에 피드백할 수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영국 에코타운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가 생각해봐야 할 몇가지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에코타운의 에너지 공급이 실질적으로 Zero carbon이 가능한지를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즉, 도시 외부의 석탄, 원자력 발전소 등에서 생산된 전기에 근본적으로 의존하면서 일부분만 신재생에너지로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로 자체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고, 다른 지역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정도의 실질적인 에너지 독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둘째, 직업의 다양함, 지역주민의 웰빙, 여가, 생활의 만족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동시에 마련하도록 하여 중장기적으로는 사회, 경제적 측면까지 고려한 프로젝트를 지향하고 있다.
셋째,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홍수, 폭염, 생물다양성 등 기후변화의 악영향에 대한 적응 방안도 고려하도록 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종합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transition, community/governance 계획에 반영되어 있는 것처럼, 주민의 생활패턴을 어떻게 바꾸어 갈 것인지, 온실가스 감축이 실제 얼마나 일어나는지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할 것인지 등 중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 그린 인프라 구축시 주변 농촌의 경제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로컬 푸드 (local food) 발전 전략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도 간단하지만 의미 있는 접근 방식이다.
이상의 시사점을 고려하여 한국에서 추진되는 각종 시범도시 사업이 전시 행정의 하나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고, 중장기적으로도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시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 문헌
[1] Local Government Association Climate Change Commission (2008) A Climate Change: Final report of the LGA climate change commission. [online] http://www.lga.gov.uk/lga/publications/publication-display.do?id=20630
[2] BioRegional (2009) BedZED & Eco-Village Development. [online] http://www.bioregional.com/programme_projects/ecohous_prog/bedzed/bedzed_hpg.htm
[3] Transition Network (2009) Transition Towns WIKI. [online]
http://transitiontowns.org/TransitionNetwork/TransitionCommunities
[4]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09) Draft Planning Policy Statement: Eco-towns – Consultation. [online] http://www.communities.gov.uk/publications/planningandbuilding/ppsecotowns
[5]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09) Eco-towns. [online]
http://ecotownsyoursay.direct.gov.uk/
[6] Wikipedia (2009) Eco-towns (UK). [online]
http://en.wikipedia.org/wiki/Eco-towns_(UK)
[7] 국무총리실 (2008) 기후변화대응 종합기본 계획. [Online]
http://www.pmo.go.kr/
[1] Level 4 기준은 지속가능한 주택이 충족시켜야 할 사항들을 말하며, 생활, 건축 폐기물 재활용, 퇴비화 시설, 물절약 시설, 지표수 관리,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배출, 각종 오염, 건강, 웰빙, 생태계 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음.
* 본 글은 희망제작소와 월간도시문제와 함께하는 「세계환경도시 기획」의 일환으로 월간도시문제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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