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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원은 부서지지 않는다 : 서문 1-②
30 Jun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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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ㅣ 사진작가. 디자인 그룹 AGI Society의 사진 디렉터 & 스튜디오 대표.
“원은 부서지지 않는다”는 아메리칸 원주민들의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 ‘미래를 향한 말타기’를 함께 하며 기록한 사진 에세이집입니다. 앞으로 광활한 초원과 아메리칸 인디언 그리고 말들의 사진이 함께 연재될 예정입니다. 사진과 글을 흔쾌히 공유해주신 손승현님과 AGI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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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카 토카타 키야 : Future Generation Ride 미래를 향한 말 타기
2002년 여름, 사진 공부를 위해 미국 뉴욕의 유학길에 올랐을 당시만 해도 나의 주된 관심사는 해외에서 사는 한국 동포들의 삶이었다. 한국에 있을 적 사계절 출판사의 <생활사박물관> 시리즈에 참여하면서 한국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관심은 한국의 살아있는 과거를 품고 있는 해외에 있는 동포들에까지도 관심이 미쳤다.
행운이었을까. 미국 유학을 떠난 다음 해인 2003년은 미국에서 시작된 한국 이민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낯선 땅에 와서 정착해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내심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회의 바깥에 머물며 살고 있는 마이너리티들의 삶도 보고 싶어졌다.
한 가지 놀라왔던 사실은 흑인 인권 운동이 큰 성과를 이루어 뉴욕에서는 아시안을 비롯한 유색인종의 전반적인 인권 및 권리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뉴욕에서는 더 이상 인종 차별로 인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미국 내 한인 동포 그리고 사회 마이너리티와 그들의 운동에 대한 관심은 고 임순만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 내 인디언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1953년 미국에 건너가 평생을 인권을 위해 운동하셨던 분으로 본래 전공이 세계 천민 연구였다. 집시, 인도 천민, 아시아의 백정 계급 등이 그의 주된 관심사이자 연구대상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와의 만남은 미국 내 마이너리티인 인디언들에 대한 관심사로 이어졌다.
그 당시 유럽 연합국은 1992년을 컬럼버스 아메리카 대륙 발견 500주년으로 기념하고 있었다. 물론 이에 반대하여 원주민들은 UN 빌딩 앞에서 이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시위를 했다. 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되겠지만 컬럼버스의 대륙 발견은 한 인종에겐 신의 선물일 수 있었으나, 다른 한 편에서는 재앙이었다. 현재 관점으로 보았을 때 컬럼버스 대륙의 발견은 문화의 다층화와 다양화가 아닌, 획일화와 제국주의 정책의 발로였던 셈이다.
그 당시 미국 원주민들을 위해 봉사를 했던 임순만 선생님을 보면서 인디언 보호 구역에 들어가 이들의 생활상과 문제를 들여다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게 되었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나는 드디어 미국에서 인디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는 첫 발판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2003년 미국 원주민 거주 지역을 돌아보기 위한 첫 방문지로 파인리지 보호구역의 운디드니Wounded Knee를 가게 되었다. 이곳은 인디언의 큰 추장 중 한 명인 미친말Crazy Horse과 앞서 언급된 큰발 추장이 일행과 함께 묻힌 곳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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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국 인디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많은 인디언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이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한때 수놓았던 인디언들은 1492년 유럽인들이 북미에 상륙하지 전까지 무려 약 500개 부족이 대륙 전역에 걸쳐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 후 백인들의 침략과 학살로 400년간 250개 부족은 완전히 멸족되었고 나머지 원주민들은 오늘날 274개의 보호구역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궁핍이 심한 지역은 인디언 주거지역이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상식은 미국정부의 원주민 정책에 의한 것이다. 미국의 각주에서는 일반법으로 할 수 없는 불법적인 일들이 보호구역 경계 안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묵인된다. 핵 폐기물 창고, 우라늄 광산, 마약거래 등등 복지 시설이 거의 전무한 곳에서 원주민들은 유폐되어 있다.
원주민들의 건강 문제 또한 방치되어 있다. 원주민들 중 과반수 이상은 현재 집단 당뇨, 집단 스트레스성 고혈압 등의 병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더불어 약물중독, 알콜중독, 자살율 또한 미국 내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파인리지 Pineridge 보호구역의 남성 원주민의 평균수명은 48세, 여성원주민의 평균수명이 52세라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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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이들 원주민들에게 일년에 한번씩 이루어지는 ‘미래를 향한 말타기’는 하나의 구원 행위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 행사를 통해 마약이나 알콜 중독 문제를 극복했으며, 그 수치는 80%에 이른다. 이들은 300마일의 긴 여정을 가면서 가슴 속에 자신만의 소망을 가지고 달린다.
미국 원주민 지도자들은 ‘미래를 향한 말타기’가 인디언 정체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과정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한다. 이런 의미 때문일까. 오늘날에는 많은 성인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아이들과 함께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미래를 향한 말타기’는 1970년 이후 시작된 미국 원주민 운동(AIM)과 맥락을 같이 한다. 미국 원주민 운동은 원주민의 정체성을 찾는 고단하고 치열했던 걸음의 시작이었다.
그들이 당한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선언했고 그들을 누르던 제도와 법에 대해 ‘이제 그만’ 이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많은 희생자가 뒤따랐지만 그들은 그들의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와 맥을 같이 하는 ‘미래를 향한 말타기’ 또한 소리 없는 미국 원주민 운동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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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겨울 처음 방문한 운디드니의 눈덮인 들녁에서 난 큰발 추장의 흔적을 찾으려는 둣이 계속 땅을 쳐다 보며 다녔다. 작년 겨울에 라코타 친구들과 도착했을 때 왜 그들이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말을 타고 미친 듯이 들판을 질주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이 곳엔 아름다운 한 부족의 꿈이 고스란히 묻혀 있다.
오늘날 소수 단위민족들의 운명은 몇 몇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아슬아슬하게 운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 소수 공동체를 기록하는 일이 이들의 안타까운 상황에서 구할 순 없겠지만 그 곳엔 중요한 어떤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진실을 전달한다. 이렇게 기록된 이야기는 잊혀질 사람들의 이야기를 남긴다.
‘미타큐예 오야신 Mitacuye Oyasin’은 미국 원주민들의 한 종족을 이루는 라코타Lakota 원주민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이는 ‘우리는 모두 동족이다 We are all related’라는 뜻을 지녔다. 자연, 사람, 동물 모두를 존중하며 살았던 인디언의 삶과 철학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런 그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궁핍한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되었는가.
조상의 혼을 기리고 자신들의 빼앗긴 주권과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미래를 향한 말타기‘를 통해 그들의 한 맺힌 과거 속을 들어가 보고, 오늘의 인디언 삶을 반추해 본다. 차가운 물속을 걷는 (English name: Walking in coldwater)은 원주민들이 선사해 준 나의 Lakota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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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서는 망령의 춤(Ghost Dance), 앉은 소(Sitting Bull) 그리고 미친 말(Crazy Horse)의 사진과 이야기를 경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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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책을 얼마 전에 아주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그 책의 ‘머리글’을 신문수 교수님께서 쓰셨는데 그 영문을 받아볼 수 있을까요?
그 책에 실린 영문 ‘Foreword’를 보았으면 합니다.
새벽 배동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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